한국인의 밥상 손 두부 밥상 박할머니의 밥상 400회 내 마음의 쉼터 외갓집 가는 길
KBS1TV 한국인의 밥상 손 두부 밥상 박할머니의 밥상 400회 내 마음의 쉼터 외갓집 가는 길
■ 할머니, 나도 한 입 주세요! 김이 모락모락~ 외할머니표 손 두부 밥상
신선이 다스리는 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뜻의 충청북도 단양. 그중에서도 수려한 경관을 지닌 덕촌리 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세자매가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 세자매의 어머니 장귀남(60)씨는 먼 길을 찾아온 딸과 손자들을 위해 미리부터 불려놓은 콩을 맷돌에 갈아 손 두부를 만든다. 큰딸 홍선한씨(41)의 두 아들은 특히 외할머니의 손 두부를 참 좋아한단다. 콩 단백질이 풍부하니 영양도 그만이고 할머니 정성이 가득하니 그 맛이 두 배다. 불린 콩을 맷돌에 갈아 솥에 끓여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도시에서 쉽게 보기 힘든 구경거리다. 또, 직접 재배한 사과를 설탕물에 달콤하게 재운 사과병조림은 시원하고 아삭아삭한 맛에 손자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란다. 세자매는 사과를 키우느라 사과농장에서 살다시피 하던 엄마가 비 오는 날엔 집에 있어 비가 오면 행복했다고 말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드라운 두부, 고소한 콩가루를 묻혀 끓인 시래기 콩국 등 외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따끈한 두부밥상을 만나러 간다.
■ 뼈 시리고 혹독한 겨울, 가난했던 박할머니의 밥상
전북 익산, 용산리 심씨 집성촌에 사는 박순안 할머니(87)는 6남매를 키워 객지로 내보냈다. 자식들을 위해 논밭에서 일하느라 허리 펼 날이 없었던 80여년 세월. 어느 새 주름 패인 얼굴에 평생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올 해도 추운 집에서 홀로 겨울을 맞은 할머니를 위해 세 딸과 손자들이 외갓집을 찾았단다. 한 시간 넘게 육수를 고아 손으로 북북 고가를 찢어 넣은 박할머니표 육개장은 어려운 시절에는 자주 해먹기 힘들었던 음식이었다. 먹을 것이 없던 한 겨울, 박할머니는 배앓이를 하는 딸에게 쌀 대신 고구마를 잔뜩 넣은 밥과 아욱된장죽 밖에는 해줄 수가 없었단다. 그때는 하도 먹어 질려했지만 이제는 일부러 찾아먹는 건강식이 됐다. 특히 꽝꽝 얼은 땅속에 묻혀있는 톡 쏘는 동치미는 딸과 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겨울철 별미란다. 투박하지만 박할머니의 세월이 묻어나는 용산리의 겨울 밥상을 찾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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